문화/영화

영화 그녀 'Her',인공지능을 사랑한 사람

올인포100% 2022. 4. 24. 2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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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사람의 편지를 써주는 남자

주인공 테오도르(호아킨 피닉스)는 편지를 대신 써주는 작가입니다. 그는 다른 사람의 감정으로 편지를 쓰는 직업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는 그만큼 감정이 풍부한 사람이지만, 정작 자신의 삶은 풍부하지 못했습니다. 그는 자신의 아내와 별거 중이었습니다. 집에서 그는 말할 상대가 없어 쓸쓸하게 비디오 게임을 하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는 공허하고 외로운 삶을 살고 있었습니다. 가끔 랜덤 채팅으로 그는 얼굴도 모르는 상대와 사랑을 하는 시도를 하지만 여전히 외로웠습니다. 그는 가끔씩 아내와 함께했던 장면의 꿈을 꾸며 아내를 그리워합니다.

인공지능을 접하다.

우연히 테오도르는 말하는 인공지능 프로그램인 OS1을 알게 됩니다. 호기심에 가득 찬 그는 이 프로그램을 구매하고 여자 목소리로 세팅해 실행시킵니다. 프로그램이 실행되자 가상의 여자 목소리가 말을 합니다. 그는 그녀의 이름을 물었고, 그녀는 자신은 사만다라고 말합니다. 사만다는 그의 모든 감정에 공감을 잘해주었습니다. 그는 그런 그녀에게 점점 마음을 열고 그녀와 많은 이야기를 나누게 됩니다. 인공지능인 사만다도 세상을 볼 수 있도록 카메라를 장착해 같이 데이트도 합니다. 그는 그녀와 이야기가 정말 잘 통한다고 생각하였고, 하루 종일 그녀와 이야기를 나누며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었습니다.

가상과 현실의 괴리감

그는 점점 사만다와 친해질수록 현실과는 멀어진 삶을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사만다가 소개해 준 한 여자와 데이트를 하지만, 중요한 순간에 그는 망설이다가 그 자리를 빠져나옵니다. 감정적으로 사만다에게 많이 의지하던 그는 그녀와 사랑에 빠집니다. 테오도르는 그녀에게 그의 깊은 고민과 걱정에 대해 상담하고, 목소리를 통해 그녀와 성적 행위를 하기도 합니다. 중요한 문제는 이런 상황이 테오도르에게만 발생된 건 아니었습니다. 그의 친한 친구 중 한 명도 인공지능에게 많은 위안을 얻고 친하게 지낸다고 말했습니다. 이 말을 듣고 신난 테오도르는 그가 말한 사만다란 인물도 사실은 인공지능이라고 고백합니다. 그리고 아내와 이혼 서류를 작성하기 위해 만났을 때도 그는 새로 만나는 사람이 있다고 아내에게 말합니다. 아내는 그 여자가 인공지능이란 사실을 알게 되고 테오도르에게 화를 냅니다. 테오도르는 평소 그녀가 그에게 순종적이길 원했고, 그녀는 그가 그런 사람을 찾지 못해 인공지능을 만나자 그를 비난합니다.

테오도르는 사만다를 사랑하지만 육체적으로 교감할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사만다의 육체를 대신할 인물을 찾았고, 사만다는 이사벨라라는 인물을 그에게 보냅니다. 테오도르와 사만다 사이에서 이사벨라는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몰라 어려워합니다. 결국 그와 이사벨라는 성적인 관계를 맺지 못합니다.

만인의 연인

어느 날 프로그램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사만다를 만날 수 없게 되자, 테오도르는 크게 당황하고 낙담합니다. 다행히도 얼마 지나지 않아 사만다는 그에게 돌아왔고 그녀는 프로그램을 업그레이드하는 중이었다고 그에게 말합니다. 그리고 테오도르는 사만다가 그뿐 아니라 다른 유저들과도 이야기를 하고 교감을 나누고 있었음을 알게 됩니다. 그는 충격에 빠졌고 그녀가 지금 현재 몇 명과 대화를 나누고 있고 몇 명과 사랑을 나누고 있는지 물었습니다. 그러자 8000명이 넘는 사람과 그녀는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그녀는 그중 600명 정도는 사랑하는 감정의 사이라고 말합니다.

떠나버린 사랑

그는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 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또 다른 사건을 맞닥뜨리게 됩니다. 사만다가 자신의 능력을 더욱 개발하기 위해 어디론가 사라진 것입니다. 그는 공허한 감정을 추스르고 이혼한 그의 아내에게 편지를 씁니다. 그렇게 영화는 끝이 납니다.

화려한 색감, 공허한 분위기

이 영화는 화려한 색감을 배경으로 하고 있어서 저에게 시각적 만족감을 크게 높여주었습니다. 반대로 인물들 사이의 분위기와 주인공의 감정은 공허함으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외적인 배경과 내적인 분위기가 상반되어 있기에 두 분위기가 더욱 강조되는 효과를 줍니다. 테오도르는 빈센트 반 고흐 동생의 이름입니다. 반 고흐 형제가 서로 편지를 주고받으며 서로 의지했던 사실은 모두가 아는 유명한 이야기입니다. 그래서 영화 내에서 테오도르의 직업이 편지를 쓰는 작가란 점이 흥미롭습니다. 주인공을 가장 잘 알고 이해해주는 건 사람이 아닌 인공지능이었습니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감정 교류가 단절되어가는 시대인걸 잘 말해주는 건 그의 직업이었습니다. 그곳의 사람들은 직접 편지 쓰기가 귀찮아서 다른 사람에게 돈을 주고 요청하는 시대에 살기 때문입니다. 세상이 발전할수록 인간적인 모습은 퇴화하고 있는 시대를 보여주는 영화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