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를 가진 이복동생과 자기를 버린 어머니와의 재회
그것만이 내 세상이란 영화는 2017년에 개봉된 영화입니다. 지금은 말할 것도 없이 유명한 연기 천재 박정민과 연기력만큼은 절대 깔 수 없는 이병헌이 주연으로 나옵니다. 이병헌은 한국에서 복싱으로 웰터급 동양 챔피언을 할 정도로 실력이 출중했지만 심판을 폭행하는 큰 실수를 범해 그대로 복싱의 삶을 마감한 주하라는 인물로 나옵니다. 한 번의 실수로 자기의 유일한 재능이자 능력이었던 복싱계에서 물러나 가끔씩 스파링 대타만 뛰는 정도로 아르바이트를 하고 제대로 된 직업 하나 없는 반 백수입니다.
그러다 우연히 어릴 적에 가정폭력을 못 이기고 집을 나간 어머니와 재회를 합니다. 겨우 입에 풀칠할 수 있을 정도로 간신히 하루하루를 살아가던 주하는 갈 곳이 없어 결국 자기를 버렸던 어머니 집으로 들어가게 되고 지적 장애가 있지만 피아노 실력은 출중한 이복동생 진태(박정민)와 같이 살게 됩니다. 가족에게 버려져 외톨이라 느꼈던 주하는 점점 이복동생과 엄마에게 마음을 열게 됩니다.
가슴 먹먹해지는 엔딩
돈벌이가 중요했던 주하는 이진태가 피아노 콩쿠르 대회에 나가서 상을 받게 되면 그 금액의 절반을 주고 생활비도 보태주겠다고 제안합니다. 우연히 동생의 피아노 치는 모습을 보고 재능이 있음을 판단한 그는 자기를 보험금 사기범으로 몰았던 유명 피아니스트를 찾아갑니다.
그녀도 단번에 진태의 재능을 알아보고 자신의 엄마에게 부탁해 진태를 피아노 콩쿠르 갈라쇼에 내보내게 합니다. 점점 좋은 일들만 생기던 주하에게 다시 한번 큰 시련이 다가옵니다. 부산에 일하러 간다던 어머니가 사실은 병세가 악화되어 병원에 입원해 있으셨던 겁니다. 어머니는 자기가 죽게 되면 진태는 복지센터에 보내지게 될 테니 가끔씩 얼굴만이라도 확인하러 가달라고 부탁을 합니다. 자기에게도 화목한 가족이 다시 생기나 싶었던 주하는 다시 큰 슬픔에 빠져 해외로 떠나려고 합니다. 그러던 중 동생 진태가 콩쿠르에서 특별상을 받았다는 소식을 알게 됩니다.
그 소식을 접하고 주하는 어머니를 모시고 동생의 갈라쇼를 보러 가고 얼마 안가 어머니는 세상을 떠나게 됩니다. 어머니의 장례식 중에 잠시 피아노를 치러 밖으로 나간 진태를 다시 데려 오면서 영화는 끝을 맺습니다.
진부하지만 싫지 않은 스토리
오랜만에 친구들과 ‘그것 만이 내 세상’이란 영화를 봤다. 장애를 가진 이복동생과 자기를 버리고 간 어머니를 용서하고 받아들이는 내용입니다. 내용 자체는 진부하고 사건의 개연성 없고 자길 버린 어머니를 술집에서 마주치는 등 정교함이 떨어집니다. 그리고 장애, 죽음을 가지고 뻔한 슬픔을 자아내려는 억지가 다분합니다. 하지만 저는 이렇게 마음 놓고 울어도 되는 스토리의 영화가 썩 나쁘지 않았습니다.
미련이 남긴 각자의 세상
감독이 왜 그것 만이 내 세상이란 제목을 썼는지 생각해 보았습니다. 등장인물들은 각자 자신만의 세상인 것이 있습니다. 그것도 자신의 세상이 아닌 채로. 주인숙(윤여정)은 자식만이 전부입니다. 주하(이병헌)를 주정뱅이 아버지 품에 남겨두고 혼자 도망간 게 마음에 계속 지위 지지 않는 생채기로 남아 있었습니다. 그래서 주하에게 해주지 못한 미안함을 진태(박정민)에게 속죄합니다. ‘그래 우리 진태가 효자다’라는 말이 자주 나오는데 이는 못난 어미 품에서 자라게 해서 미안하단 말을 돌려서 말한 거라 생각합니다.
주하는 안 좋은 사건으로 자기의 전부였던 복싱계에서 퇴출당했지만 과거의 영광을 계속 그리워하며, 이제 더 이상 복싱은 자기 세상이 아님에도 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한가율(한지민)은 사고 때문에 과거의 영광이 되어버린 피아노, 진태는 스마트폰입니다.
그것만이 내 세상
영화의 이야기 진행에서 각자 자기만의 것을 되찾아 갑니다. 주인숙은 주하를 집으로 들이며 자식들이 함께 잘 지내는 모습으로, 한가율은 진태를 통해 자신의 장애를 극복하는 모습으로, 주하는 가족이란 단어를 새로운 자기만의 세상으로 받아들입니다. 마지막 장면을 보면 진태가 스마트폰을 올려놓지 않고 웃는 모습으로 어머니가 가장 좋아했던 ‘그것 만이 내 세상’이란 노래를 연주합니다. 진태도 더 이상 피아노와 스마트폰이 아니라, 피아노와 가족이 자기만의 전부가 되며 영화는 끝이 납니다.
이 영화를 보고 저는 '무엇을 내 세상이라 말할 수 있을까? 그게 아직 없다면 무엇이 내 세상이 될까?' 간단한 듯하면서 간단하지 않은 질문을 곱씹으며 하루를 보냈던 게 생각납니다. 여러분들에게는 무엇이 내 삶의 전부라고 할 수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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